2014.06.21일자 "혼자 살고 싶지 않아요"…셰어하우스, 1인 가구 시대 '틈새 상품’ “셰어하우스를 찾는 가장 큰 이유는 ‘혼자 살기 싫어서’입니다. ‘1인 가구’ 시대의 역설이라고 할 수 있죠.”(셰어하우스 운영업체 유성산업개발의 조창희 대표)
셰어하우스가 새로운 1인 주거시설의 ‘틈새 상품’으로 등장했다. 전국적으로 셰어하우스를 운영하는 임대 전문업체도 30여곳에 이른다. 개인 사업자까지 합치면 현재 2000여실인 셰어하우스 규모가 내년엔 5000여실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처음 입주할 때 계약서 작성이나 관리직원 인건비 등을 포함한 사무수수료 30만원을 내야 한다. 입주민 회전율이 높은 게 특징이다. 거주자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한 입주자는 “주거비용이 상대적으로 낮고 안전한 데다 무엇보다 즐거운 경험을 쌓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셰어하우스 입주자는 집이라는 물리적 공간만 공유하는 게 아니다. 커피 야구 책 영화 텃밭가꾸기 등 비슷한 취미와 콘텐츠를 함께 나누며 친분을 쌓는 게 특징이다. 지상파와 케이블TV에 ‘룸메이트’ ‘셰어하우스’ 등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잇달아 등장하고 관련 서적이 쏟아지는 것도 ‘문화가 가미된 주거’라는 특징이 부각된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셰어하우스 대부분은 재임대 형태 셰어하우스 전문업체들은 신축 건물을 짓기보다 주로 기존 단독주택이나 다가구, 아파트, 도시형 생활주택, 한옥 등을 빌려 운영한다. 초기 투자비용을 줄일 수 있어서다. 집을 통째로 빌린 뒤 주제에 맞춰 인테리어를 새로 하고 기본 가구를 배치한다. 집주인은 직접 임차인을 관리할 필요가 없고 낡은 집이 일정 부분 개·보수되기 때문에 셰어하우스 운영 업체에 임대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개인이 직접 셰어하우스를 운영하면 수익률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고종옥 베스트하우스 대표는 “원룸이나 고시원처럼 임대 공간을 극대화해야 수익률이 올라간다”며 “공용면적에 대한 인센티브가 없으면 수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향후 1인 가구 시장의 30%까지 성장 가능 국내에서 셰어하우스가 주요한 임대주택의 한 형태로 확산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뉜다. 거주자들 간에 마음이 맞지 않으면 공실이 높아질 수 있고 입주자 요구를 모두 충족하다 보면 인건비도 올라간다. 서울 행당동과 건대입구, 문정동 등 4곳에서 셰어하우스 ‘함께꿈꾸는마을’을 운영하는 유성산업개발의 조창희 대표는 “셰어하우스가 아직은 수익이 많이 나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사업은 아니지만 앞으로 고급화·세분화되면 전체 1인 가구 시장의 최대 30%까지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점차 시장이 커지면 기혼이나 노년층 등을 대상으로 한 셰어하우스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스위스에서는 은퇴한 노부부 여러 쌍이 각자 투룸(침실 2개) 공간에서 생활하다 공용 거실 등에 모이는 셰어하우스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현진/문혜정 기자 apple@hankyung.com
- 쉐어하우스 함께 꿈꾸는 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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